2011년 5월 12일 목요일

코끼리 상아 밀수혐의 前대사: 교민들 “청와대 선물용으로 사들였다”

‘상아 밀수혐의’ 前코트디부아르 대사… 교민들 “청와대 선물용으로 사들였다”


[2011.05.12 18:17]




상아를 밀수하다 적발된 박모 전 코트디부아르 대사가 청와대 선물용으로 쓰기 위해 교민들의 장식용 상아까지 사들였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관세청도 코트디부아르 내무부 장관 부인으로부터 선물로 받은 것인데 현지 직원 실수로 이삿짐에 들어갔다는 당초 박 전 대사의 해명에 신빙성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관세청은 다음 주 중 박 전 대사를 밀수출입 혐의로 검찰에 고발할 예정이다.

12일 본보가 입수한 코트디부아르 교민이 국내 한 시민단체에 제보한 지난 3월 14일 이메일에 따르면, 박 전 대사는 일부 친하게 지내던 교민들과 함께 이삿짐을 정리하던 중 상아가 들어간 나무상자에 대해 교민들이 “괜찮냐”고 묻자 “청와대에 줄을 서기 위해 준비해 가는 것이니 괜찮다”고 말했다. 제보자는 또 코트디부아르 현지에서도 상아 가격이 폭등해 구하기 힘든데 박 전 대사가 ‘싹쓸이’를 했으며 교민들이 오래전부터 장식품으로 구입해 보관 중이던 상아까지 비싼 가격을 치르고 사들였다고 주장했다.

제보자는 이어 “국가를 대표하는 대사가 상아를 싹쓸이해 특정인임을 이용해 반출한다는 것은 대한민국의 위상을 저하시키는 행위”라며 “모든 교민이 대한민국 양심을 팔고 명예를 실추시키는 범법자를 가만 보고 있을 수 없어 제보를 한다”고 밝혔다.

관세청은 지난 6일 박 전 대사를 소환조사한 데 이어 11일 박 전 대사의 부인을 조사했다. 박 전 대사는 교민들로부터 상아를 사들였다는 제보 내용을 부인했다. 그러나 당초 내무장관 부인에게 선물 받았다는 해명과 달리 “내전 상황에서 장관 부인이 잠시 맡아 달라고 한 것인데 실수로 이삿짐에 들어갔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세청 관계자는 “박 전 대사 측의 해명이 계속 바뀌고 있다”며 “여러 정황상 박 전 대사 부부가 상아 밀수를 몰랐을 가능성이 적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관세청 조사결과 상아는 나무 및 종이상자 14개에 나눠 들어가 있었는데, 상자 표면에는 박 전 대사 부인 필적으로 ‘의류’ ‘책’ 등의 글자가 적혀 있었다. 또 다른 짐 속에 은밀히 감춰져 있는 것으로 볼 때 의도적으로 유출했을 가능성이 높다.

본보는 박 전 대사의 반론을 듣기 위해 접촉을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이성규 기자 zhibag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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